아주 오래간만에 아빠와 저녁을 먹었다. 메뉴는 강경불고기(성남점. 양은 좀 적었음. 물론 내 기초대사량이 높아서임.) + 김치찌개 + 감자전. 메뉴선정의 이유는 아빠의 추천이다. 쿠팡이츠에서 배달을 시켜 먹었었는데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사주시고 싶었다고 하신다. 아빠와는 일 관계로 인해 따로 거주하셔서 일요일이 아니면 시간이 잘 나시지 않다. 그래서 일요일마다 아빠가 나에게 물어보시거나, 내가 여쭤보곤 하는데, 근 몇 주간 시간이 서로 맞질 않았었다.
아빠는 아들과 술이 먹고 싶으신지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.
"아빠는 .. 저~ 요즘 캘리?라는 맥주가 나왔더라?"
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말하기도 전에 눈치를 채고 바로 병맥주를 주문했다. 그런데 웬걸 잔을 1잔만 주시는 거였다.
(본인은 생각보다 동안이다. 진심이다. 버스탈 때 기사님께서 왜 성인요금 내냐고 종종 말씀하신다.!!)
그렇게 기분 좋게 근황토크를 시작했다. 아빠는 하고싶은 말이 많으신지 여러 주제들을 꺼내시며 대화를 이어나가신다. 아빠의 표정을 보니 행복해하시는 것 같다. 본인도 그런 아빠의 표정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. 단지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존재임에 감사할 따름이다. 그리고 이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.
"00이 너는 효자지 효자. 아빠가 다른 사람들 만날 때 너 자랑 많이해~"
이 말을 아빠에게서 들으니 감동이 큰 것 같다. 일반적으로 누가 내 자랑을 많이한다는 소식은 자랑을 하는 당사자가 아닌 그 자랑을 들은 사람에게서 듣는다. 그런데 당사자에게 들으니 더 좋았던 것 같다. 사실 경제적으로 벌어다 준 건 없지만, 국가장학금.. 성적장학금 등을 받으며 4년간 대학 등록금을 600도 안 내긴 하였다. (본인의 노력도 있지만, 시기상 잘 맞아떨어진 것도 있었다.)
오래간만에 아빠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니 다운되어 있었던 기분이 풀리곤 했다. 확실히 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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